덟 살에서 열네 살밖에 안 된 소년들이 앞으로 몇 년 동안이나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의심스러웠다![각주:1]


고든은 미국인이고 열네 살이다.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을 갖고 있으며, 꼼꼼하고 치밀하다. 브리앙과 자크는 프랑스인 형제이다. 브리앙은 열세 살, 자크는 3학년(10~11 살)이다. 브리앙의 성격은 적극적이며,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자크는 개구쟁이다.


도니펀과 크로스는 열세 살이고, 상류층에 속하는 유복한 지주의 아들로 도니펀은 똑똑하고, 적극적이며, 경쟁심이 매우 강하다. 크로스는 도니펀의 사촌으로 도니펀을 매우 따른다.


상인의 아들 벡스터는 열세 살이고 손재주가 좋다. 웨브와 월콕스는 열두 살인데 성격이 제멋대로이다.


가넷과 서비스는 열한 살이다. 둘다 착하지만 공부는 썩 잘하지 않는다. 가넷은 아코디언 연주를 좋아하며, 서비스는 가장 쾌할하고 가장 경솔한 소년이다. 젱킨스와 아이버슨은 아홉 살의 모범생, 돌과 코스타는 여덟살이고 돌은 고집쟁이, 코스타는 먹보이다. 이들은 모두 영국인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요리사와 견습선원 일을 하는 흑인 소년 모코이다. 물론 사냥개 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열다섯 명의 소년들과 개 한마리는 '슬루기'호를 타고 며칠째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다. 어른 한 명도 없이 아이들만의 힘으로!




15소년 표류기 1

저자
쥘 베른 지음
출판사
열림원 | 2006-12-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근대 과학소설의 선구자' 쥘 베른의 서거 100주기를 기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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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의 수도 오클랜드에 있던 체어맨 기숙학교에 다니던 이 아이들은 1860년 여름방학 동안 뉴질랜드 해안을 몇 주간 일주할 예정이었다.


2월 14일 밤, 들뜬 마음으로 아이들만 승선한 슬루기 호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바다로 떠내려가게 되고 뜻하지 않던 아이들만의 모험이 시작된다.


3월 10일 슬루기 호는 이름모를 해안에 좌초한다. 다행히 모래톱까지 배가 밀려 올라갔기에 아이들은 당분간 배 안에서 지내며 배가 상륙한 곳이 어떤 곳인지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배 안에 있는 물건 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행운이었다.


그런데 소년들이 좌초한 해안은 어디일까? 육지일까? 섬일까? 섬이라면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아니면 무인도일까? 그들은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도니펀브리앙과 자크소년들



상급생을 중심으로 좌초한 육지가 어떤 곳인지 탐험하였고, 탐험 도중 20년 전에 죽은 프랑수아 보두앵이라는 프랑스인 조난자의 유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살았던 동굴과 그가 남긴 이 땅의 지도를. 그곳은 외딴 섬이었다.


체어맨 섬


프랑스인 조난자가 살았던 동굴로 거처를 옮긴 소년들은 그곳을 프렌치 동굴로 부르기로 한다. 그리고 각 지역을 탐험하면서 그들만의 이름을 붙여 나갔고, 그들이 살게 된 섬의 이름은 어린 코스타의 의견에 따라 학교 이름을 본떠 체어맨 섬이라고 부른다. 가족들과 떨어졌다고, 아이들뿐이라고, 좌절하지 않고 그들은 그렇게 새 삶을 만들어 갔다. 사냥을 하고, 동물을 기르고, 설탕 대용물을 찾고, 섬을 탐험하고, 공부를 하며 매서운 겨울 준비를 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도자를 뽑았다. 첫번째 지도자는 현명하고 신중한 고든.


소년들만 있던 섬이었기에 큰 위험이 없었던 것은 무척 다행이었다. 큰 짐승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년들은 조심하고 협력했기에 큰 위험은 되지 못했다.


분열되지 않고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그들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두번째 지도자로 브리앙이 선출되자 평소 브리앙에 대해 경쟁심과 질투가 심했던 도니펀이 결국 프렌치 동굴을 떠나 따로 살기로 한다. 도니펀은 그를 따르는 크로스, 웨브, 월콕스를 데리고 동굴을 떠난다. 그러나 15명의 소년들 앞에는 더욱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15소년 표류기. 2

저자
쥘 베른 지음
출판사
열림원 | 2009-12-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근대 과학소설의 선구자' 쥘 베른의 서거 100주기를 기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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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떠난 도니펀 일행은 세번 해안에서 좌초한 론치[각주:2]와 쓰러진 사람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 그 사람들은 누굴까?


프렌치 동굴의 아이들도 숲에 쓰러져 있는 사십 대 여자를 발견한다. 그녀의 이름은 케이트. 그녀를 통해 일곱 명의 악당이 에반스를 포로로 잡고 섬에 좌초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잔인한 일곱 명의 악당과 아직 어린 열다섯 명의 아이들이라니!


브리앙은 어서 도니펀 일행을 데리고 와야 겠다고 결정한다. 패밀리 호수를 건너 드디어 도니펀 일행을 만난 브리앙은 도니펀이 재규어에게 기습을 당해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것을 발견한다. 칼 한자루만 들고 재규에게 달려든 브리앙. 브리앙의 헌신적인 태도로 마음을 풀게 된 도니펀은 프렌치 동굴로 돌아와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한달이 넘도록 프렌치 동굴에서 멀리 다니지 않으며 조심했지만 소년들만으로는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거대한 연을 만들고, 연에 매달려 높이 정찰해보니 악당들은 섬을 떠나지 않았다. 배를 수리할 도구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더 소년들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밤 느닷없이 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도와줘! 도와줘!"[각주:3]


그는 에반스였다. 가까스로 악당들을 탈출하여 프렌치 동굴로 온 것이다. 세반 호의 갑판장 에반스는 소년들에게 큰 힘이 되었지만, 월스턴이 프렌치 동굴과 소년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건 커다란 문제였다. 그들과의 일전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악당의 무리인 로크와 포브스가 조난자인척 소년들 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그들의 계략을 눈치챈 소년들과 에반스는 포브스를 사로잡고, 그를 통해 월스턴의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악당들과의 충돌. 도니펀은 파이크를 명중시키지만 코브와 격투를 벌이는 브리앙을 구하려나 단검에 가슴을 찔린다. 상급생 아이들이 싸우던 사이, 월스턴과 브랜트, 쿡은 프렌치 동굴을 노리고 있었다. 급하게 동굴을 달려간 그들 앞에는 모든 희망을 빼앗는 광경이 펼쳐진다.


월스턴의 손에는 자크가 끌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열림원에서 출판된 쥘베른의 '경이의 여행'시리즈 개인적으로 마지막 편인 《15소년 표류기》. 원제목은 《2년 동안의 휴가》(Deux ans de vacances)이지만 1896년 일본 모리타 시켄(森田思軒)이 번역하면서 변경하였고, 우리나라 책들도 이를 토대로 번역하였기에 지금까지 《15소년 표류기》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각주:5]


어릴때부터 《15소년 표류기》로 들어왔기 때문인지 《2년 동안의 휴가》라는 제목이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악당들과 싸우는 일만 없었다면 소년들의 섬생활은 즐거웠고 활기찼으니 쥘베른이 소설 말미에 얘기한대로 《2년 동안의 휴가》 또는 《2년 동안의 방학》이 보다  더 소년들의 경험을 표현하는 말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5소년 표류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고든, 브리앙 그리고 도니펀이다. 세명 모두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다. 고든은 매사에 신중하고 철저하다. 섬에 대해 가장 애착을 갖고 있기도 하고. 브리앙은 좀 더 인간적이면서 적극적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도니펀은 진취적이며 똑똑한 반면, 경쟁심이 너무 강한것이 단점이다. 지도자가 가져야할 중요한 점 중에 하나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니펀은 무엇이든지 자신이 잘해야 직성이 풀리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 성격이니, 셋 중에서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가장 부족하다.


 그래도 이제 열세 살.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였고, 브리앙과 관계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니, 좋은 지도자의 재질을 기대해 본다.


아무것도 없는 섬에서 살게 된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또하나의 문명 사회. 과연 실제 그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나는 그 아이들처럼 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오히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처럼 되지는 않을까?


더불어 단 것을 많이 먹게 해줄지 모른다고 브리앙이 지도자가 되기를 바랐던 아이들을 보면, 과연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원하는 것인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15소년 표류기》는 《신비의 섬》과 함께 남자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매우 흥미를 끄는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혹시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읽어본 적이 없다면,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또는 읽은 후에 같이 읽으면 좋다. 또한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도.


그나저나, 열림원에서는 언제나 《기구를 타고 5주간》,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깃발을 바라보며》가 출간된단 말인가. 진정 '경이의 여행' 시리즈 전체가 번역되는 건 꿈이란 말인가.


끝으로 악당 중 브랜크와 쿡은 어떻게 되었을까?



 끝.




삽화 출처: http://jv.gilead.org.il/rpaul/Deux%20ans%20de%20vacances/

  1. 15소년 표류기 1, p5 [본문으로]
  2. A launch is a large motorboat. Originally it was the largest boat carried by a warship. The word comes from the Portuguese lancha "barge", from Malay lancha, lancharan, "boat," from lanchar "velocity without effort," "action of gliding smoothly" (said primarily of boats and turtles). In the 1700s a launch was used to set the large anchors on a ship. They had a square transom and were about 24 feet long. In 1788 Captain Bligh was set adrift in the "Bounty’s Launch". 출처:위키백과 [본문으로]
  3. 15소년 표류기2, p209 [본문으로]
  4. 15소년 표류기2, p290 [본문으로]
  5. 15소년 표류기, p30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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