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서적 읽기를 조심하라. 잘못 인쇄된 활자(misprint)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 마크 트웨인[각주:1]

  • 2013.05



불량 의학 - 의학 상식의 치명적 오류와 맹점을 고발한다

저자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출판사
열대림 | 2006-12-05 출간
카테고리
기술/공학
책소개
유기농은 얼마나 안전한가? 원래 살찌는 체질이라고? 방사선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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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동원藥食同原 또는 의식동원醫食同原이라는 얘기가 있다. 음식을 질병에 따라 먹으면 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얘기를 귀에 박히도록 들어왔기에 얼핏 맞는 얘기 같기도 하고,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는 얘기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참고 - 음식은 약이 아니다)


그 말은 의사를 보기 힘들었던 시절, 어떻게든 치료법을 찾고 싶었던 어쩔 수 없었던 방편이었고, 주술적인 치료 방법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당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기에 무지라고 폄하할 수만은 없지만 이는 조상의 지혜보다는 고난에 가깝다. 그런데 만일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여전히 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면 무지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지 않을까. 설마..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럴리가 있을까?


불행히도 아직 우리 주변에는 옛날 근거없고 주술적이기까지 한 방법이 '민간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생각보다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각 방송에는 전문가들처럼 보이는이 나와서 옛날 자료를 인용하며 어디어디에 좋다고 하며 혼란을 준다. 그 뿐인가. 각 식당마다 마케팅 삼아 걸어둔 음식의 효능에 대한 근거없는 자료는 어떤가. 우스개 얘기로 식당을 다니다보면 '동의보감' 한권을 완독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지난 내추럴리 데인저러스』에서는 "천연(natural)"이라는 이름의 양면성에 대해 살펴봤다면, 불량의학크리스토퍼 완제크(Christopher Wanjek)에서는 이러한 근거없고, 주술적이며 때론 치명적으로 해롭기까지 한 방법을 "불량의학"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며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날카롭고 합리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역사가 15만년이라고 한다면, 14만9,900년 동안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다고 하며,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모두 신의 뜻으로 돌렸고, 때론 음陰과 양陽의 두 에너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 탓이라고 여기거나, 근거없는 설을 맹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사실이 밝혀진 경우에도, 사람들은 왜 근거없는 이야기는 맹목적일만큼 매달리면서, 합리적인 방법은 믿지 않을까.


아포페니아(apophenia)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어떤 현상이나 정보에서 어떤 연관성을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그리고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라고 하는 것은 우연한 형상이나 소리 등에서 의미를 발견하려고 기를 쓰는 심리현상 일컫는다.


이런 것이 아닐까. 자신이 언젠가 한번 우연히 경험했던 사실 때문에, 때론 이해하기 쉬우면서 그럴듯한 정보를 뿌릴칠 수 없어서 여전히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닐까. 아니면, 14만9,900년 동안의 습관이 깊숙히 내재되어 있어서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비슷한 다른 예가 있다. 초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며 전세계를 속인 유리겔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1980년대 한국 방송에도 출연하여 초능력으로 숟가락 휘기, 고장난 시계를 고치기 등을 선보였다. 유리 겔러는 결국 제임스 랜디에 의해 속임수가 들통나게 되었다. 그런데 유리겔러가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그날 숟가락을 휘었거나, 고장난 시계가 고쳐진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반신반의하였다. '사기꾼이지만 뭔가 있는게 아닐까'라면서. 명명백백 밝혀졌는데도!!


물론 기존의 정치와 산업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잘못한 점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대한 자본이 숨김과 부인으로 석면과 담배의 피해를 속인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디어들의 자극적인 정보의 홍수는 사람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도록 했는데, 어쩌면 우유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그 예일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물론 현대의 우리가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것은 앞으로 가야할 길이 여전히 길고 멀다는 얘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가지 않고 뒤돌아 가는 것은 작은 상처의 감염으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던 시절, 태어난 아이들의 대다수가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하던 시절, 전염병으로 수천, 수만명이 동시에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는 추억에서만 아름다울 뿐, 생각보다 살기 좋은 곳이 아니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건강하고 싶다면, 다음 방법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적당히 골고루 먹고, 많이 움직여라. 질병은 약으로 고쳐라.


지금 자신이 건강하다면 그리고 계속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면, 맛있는 음식을 적당히 골고루 먹고,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건강보조제는 당장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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